2024. 1. 14. 14:25ㆍSPACE STORY
검은색 유리로 전면을 채운 심플한 형태와 외관의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2010년 일본 나오시마에서 이은 두 번째 이우환 미술관이 2015년 부산시립미술관 조각공원 내 세워졌다.
이우환 공간은 건축공간에 미술 작품을 담거나 특별한 건축이 아니라 미술과 공간이 결합한 하나의 작품이 되는 설계가 필요했다. 따라서 프로젝트는 부지 선정에서부터 시작됐다. 건물이 자리한 땅은 부산시립미술관 조각마당 끝으로 해운대 신시가지로 진입하는 고가도로와 함께 공용화장실이 위치해 있었다. 이 땅은 고가도로가 옆으로 지나가고, 화장실로 쓰여 효용성이 떨어진 자리였다. 그 자리에 문화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었던 이우환 작가는 고가도로의 차량소음을 막아내고, 미술관과 벡스코 제2전시장으로 둘러싸인 조각마당의 배경의 역할이 되기를 바라며 위치를 선정했다.
건축과 주변 환경, 미술과 건축, 작품과 공간을 공간적으로 결합하고, 자연스럽게 관계 맺기를 형성하는 공간은 캔버스에서 점의 위치에 따라 달리 느끼는 작가의 ‘조응’이나 설치된 돌의 모양과 위치에 의한 ‘관계항’의 표현과 연결된다. 또한, 단순한 콘크리트 박스 형태의 미술관과 벡스코 제2전시장의 관계를 긴장감 있게 연결하고 전면 마당과 설치된 조각들의 배경이 된다.
짙은 색상의 커튼월 파사드는 암시에 찬 내부공간을 표현하는 이미지이자 장치이다. 후면의 노출콘크리트 벽은 고가도로의 콘크리트 구조물과 자동차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침묵의 벽이다. 하얀 벽으로 채워진 내부는 미술과의 관계로서 하나의 미술적인 장치로 적용된다. 공간적인 변화를 두기보다 단순한 형태로 오로지 작품만 감상할 수 있도록 방해요소를 제거했다. 작품이 설치된 방들은 미로처럼 좁은 복도나 깊은 벽을 지나게 함으로써 감상의 틈을 만들고 긴장과 이완이 반복된다.
1층의 조작 작품을 설치한 부속실을 제외하고 4개의 큰방과 2개의 사이공간, 2층에는 회화 작품 다섯 점이 놓인 큰방과 2개의 사이공간으로 이루어졌다. 공간에 따른 바닥 재료의 구성도 눈 여겨볼만하다. 조각 전시는 콘크리트 노출, 2층 페인팅 전시는 마룻바닥이 주된 재료이나 조각방 1개와 2층의 벽화방은 자갈을 깔아 공간의 전환을 느끼게 한다. 한 방향으로 이뤄지는 일반적인 전시 동선과 달리 다시 한번 작품을 보게 하는 구조로 구성되어 작품을 동선을 통해서 다양하게 느끼게 한다. 이는 1층에서 2층으로 연결되는 긴 계단을 오르면서 마당의 조각 작품을 시점을 바꿔가며 감상하게 하는 것도 동일한 반복이다. 2층 마지막 방에 설치된 빈 캔버스와 돌은 무언의 대화를 나누며 이것이 이우환 공간에서의 건축과 미술의 관계이다.
*이우환 공간은 내부 작품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작품 개체를 보는 것이 아닌 공간의 울림과 느낌을 우선적으로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글 | yoonzakka
사진 | yoonzakka
내용 참고 | 이우환 공간, 월간 SPACE 571호
📍영업시간
월 정기휴무(매주 월요일)
화 10:00 - 18:00
수 10:00 - 18:00
목 10:00 - 18:00
금 10:00 - 18:00
토 10:00 - 18:00
일 10:00 - 18:00
* 폐관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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